성경이 전하는 예수님의 삶은 부흥사나 혁명가나 예언자의 모습으로 비치기 보다는 가장 소박하면서 인격적인 존재로 설명됩니다.
평생 가난한 자들과 어울리셨고, 자신의 제자들에게는 늘 자신은 섬기러 온 것이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당시 소외받던 병자들과 신분적 약자들을 품어 주셨고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기득권을 지키려던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 엘리트 집단을 향해서는 가차 없이 심판의 칼날을 휘두르셨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드러내는 자신감이었고,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의 구별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한 구별된 모습은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군중들은 예수님을 추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서 특별한 능력이 나오고 특별한 말씀이 선포됨을 사모하면서 그를 떠받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제자들 또한 자신들까지 추앙을 받는 것 같아 덩달아 황홀감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황홀감은 점점 더 부풀어 올라 나중에 우리가 권력을 잡았을 때 누가 좌의정을 하고 누가 우의정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이처럼 착각마저 현실감 있게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착각은 착각일 뿐입니다.
예수님이 걸어가시는 길은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은 점점 예수님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제자들마저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에 그들도 모두 예수님을 배신했습니다.
배신의 이유는 분명합니다. 자신이 바라던 기대치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현실 세계가 던져주는 유익과 이익에 눈이 멀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부흥이 곧 하나님 나라의 부흥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죽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실망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할 것임을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보아라,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제각기 자기 집으로 흩어져 갈 때가 올 것이다” (요 16:32)
우리가 걷는 이 길은 이것을 알고 걷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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